조명이 좀 밝아 졌나...

 

 

 

Photo By 갓잡은 생선

 

 

 

 

2개월 만에 찾은 그곳은 그 전 보다 밝은 조명으로 텅 비어 있었다

매출 부진의 걱정이 조명 이라도 밝게 해 봐야 겠다는

주인장의 근심 어린 시도 였을지 도 모른다

 

 

 

 

 

Photo By 갓잡은 생선  

 

 

 

 

 

나는 그곳을 좋아한다

바다가 아니면 어울릴것 같지 않은 덩지 좋은 주인장이 있고

성깔 있어 보이지만 싱글 거리는 안주인이 있는 그곳은

항상 바다냄새의 비릿함이 베어 있어 좋다

묵은지와 광어가 어울릴것 같지 않지만

주인장은 특유의 방법으로 빨간딱지 소주 한병을 비우게 만들었고

그날 따라 유난히 반짝 거리는 소주잔에 파란딱지 소주두병 만큼의

말들이 채워지고 또 비워졌다

 

 

 

 

 

Photo By 갓잡은 생선

 

 

 

이정도의 기쁨 이라면야....

마지막 술잔에 선량한 유혹 하나 안주로 걸어 놓고 

나는 이 계절의 거의를 맡길 수 도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에 취해 비틀거리며 그곳을 나왔던것 같다




밤 보다 더 깊은 밤이 가고 ..

어김없이 날이 밝았다

 

 

 

 

Photo By 갓잡은 

 

 

  

가까워 졌다 멀어 졌다 하는 봄비는 도심의 한복판을 적당히 적시고 있고

회색빛 거리에는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찌들어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고독의 벤취는

항상 익숙한 이별자를 기다리고 있다

 

웅웅 거리는 33인승 대형 버스의 엔진소리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 그때..

문득 오늘이 아닌 어제가 깨어나고

반복적 으로 시야에서 사라지는 차창밖의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크렁한 회색빛 하늘

 


나는 지금

저녁 무렵의 봄비 내리는 도심의 거리와 술냄새 나는 그곳을

놓아 버리지 못한채

주인없는 회색빛 하늘에 추억으로 수납된

기억 하나를 띄워 보낸다

 

 

 

 

 

 

 

 

 

 

--- 달리는 차 안 2011 4.26 PM ---

 

 

Think About' Chu(Instrumental)-Windy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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