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 들어설 때 부터 나는 국자 모양의 별자리와

이곳에서 볼 수 없는 남십자성 따위의 별자리에 대해서 세여인에게 이야기 하며 왔지만..

정직하게 말 하자면 운전 내내 숨 막히는 순간의 기분으로

아주 오래전 부터 있었던 이 여인과의 사건 사고를 나열하는 방식의 긴장된 열병식을 치루며

몇분 후에 있을 가지각색의 조우 상황을 그리고 있었다

 


별이 참 많았다.


 

새벽 3시40분..  

산사의 새벽은 마치 전복 껍데기가 조개살을 덮듯이 완만 하면서

광대한 숲으로 마당의 공기를 덮고 있었다  

 

 

 

힘겨운 엔진 소리를 내며 멈춰선 승용차의 서치 라이트에 

미세한 먼지와 담배 연기 처럼 희뿌연 서릿김이 겨울의 한복판을 알리고 있었다

엔진에 붙은 기름때가 산화 되면서  나는 냄새 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지만

좁고 어두운 산길을 꾸역꾸역 올라온 현실을 자축 하고 안도 하며 산줄기의

급경사 중턱에 위치한 산사의 마당에 도착 하는 순간

아이들은 새된 목소리로 영탄 하듯 말했다.   "@@ 우아~아비~~우리 새벽에 도착 했어~!;"..        

 

 

 

심산유곡의 이곳에 올라 올 때면 나는

의례히 별이 박힌 촌스러운 이 동네 위를 덮고 있는 하늘을 장시간 보곤 했다.   

아마도 나는 현실과 이상의 경계

무명과 지혜의 차이

안정적 이고 차분해 보이는 생선과 철저히 망가 뜨려진 모습으로 존재 하는 기괴한 생선의 모습을

스스로 목도 하며 특별하게 묘한 감정의 핵을 느끼곤 했던것 같다.

 

 

올때 마다 긴장된다   그녀의 마음을(기분을) 헤아릴 수 없으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립식 산사 건물의 조악한 롤러식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할머니와 손주들의 상봉에 있을 시끄러운 인사를 들으며 하늘을 쳐다 보고 있을 그때

자그마한 체구의 여인이 조명을 뒤로 하고 나타났다

어머니다.

 

아니다

출가 아닌 출가를 하셨으니 스님 이지..

 

고개를 넘어섰던 것일까?   작지만 커다랗게 다가서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일순 그동안 느꼈던  

어머니와 아들..

버린 자 와 버림 받은 자

중늙은이와 중년

여자와 남자

어미와 새끼

먼저 죽을 사람과 늦게 죽을 사람

수행자와 속인..  등등의 확인 가능한 차이점과 괴리 들을 급속히 떠올려 보았지만

여느때 와는 사뭇 다른 그녀의 얼굴에서 참 많은 전쟁을 같이 치른 전우애 같은

묘한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던것 같다.

 

 

작은키.. 극도로 짧은머리.. 당당한 걸음 걸이..

눈빛이 초롱한 그녀가 입가에 가끔씩 봤던 잔잔한 웃음을 머금고

나를 쳐다본 1초 후에 그녀는 이렇게 말 했다

 

 

 

 

"됐다"....     

 

 

"눈빛이 이제 됐다.~!"

 

 

 

 

 

 

 

 

 

 

 


성깔 더러운 두사람..

 

 

 

그녀는 산사에서..

생선은 속세에서

각자가 알아서 피나는 수행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나를 알아봤고

이제 나도..

 

 

그녀를 알아볼 수 있을것 같다.

 

 

 

 

 

 

 

아마도 35년전 이지 싶다..

 

 

 

 

 

녀석..
다음날 정말 오랫만에..(35년 만에)

어머니랑 단 둘이 사진을 찍었다

 

Saint Agnes And The Burning Train

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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