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이야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8부능선을 넘고 있는 장맛비 속에서 흠뻑 젖은 초록빛 잔디와 녹슨 자전거가 서로 만났다

 

 

사방이 초록빛 수목으로 둘러쌓인 이곳. 

그 중간 탁트여 시원해 보이는 작은 잔디밭 가장자리 한켠에

인류가 만들어놓은 가장 아름다운 발명품 하나가 우중의 서정적 장면을 하고 멈춰 서 있었다

둘은 여러가지 젖은 색감들의 기억들과 함께 여행자가 된 나의 시선을 일단 정지 시키고 만다

실비와 운무가 뒤섞인 초록빛 잔디와 녹슨 자전거가 여름향기와 어울려 몽환적 일러스트가 되어있던 그때 

나는 너의 이름을 천천히 불러본다

자전거는 알고 있을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쯤 에서 너를 만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디서 쉬어야 하는지..

이 자전거를 타고 가면 너를 만날수 있을까.

 

그것은 꿈속의 만남

언젠가 꿈속에서 홀연히 나타나 영원의 이름으로 기다리고 있을 

너 에게로 떠나는 여행 

나는 비에 젖은 안장을 손으로 쓰-윽 닦고는 간결하게 떨리는 호흡으로 

기약없는 길을 나서기로 마음 먹었다.

비오는 오후, 나는 줄곳 이어져 있던 애매한 기아의 감정을 초록빛 잔디에 뿌려 놓고는 

내 기억의 세부를 더듬어 너 에게로 떠난다

 

더듬거리며 찾아 떠난 저 길 멀리

뭉개하게 피어나는 그리움 으로도 차마 채울 수 없었던 나의 편집된 여름

 

 

 

 

네가 없는 여름은

그래서

항상

가을 이다

겨울 이다

 

 

 

 

 

 

 

 

 

 

 

 

 

                      따르릉..         따르릉..

 

 

 

 

 

 

 

 자전거-박학기(1998)

6월의 끝-더 원(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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