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도시.. 최저의 동네..

도시빈민 으로 살았낸 소년이 꿈꿨던 기억들과

지금의 나를 대입해 봤을때

나는 자신있게 나의 아이덴티티를 주장할 수는 없다

 

 

 

시간과 망각 이라는 기본적 치유의 방법이 시도 되었고

최저의 기억 나부랭이 들과 곪아 있는 상처의 원환들이 뿜어 내는 냄새들을

지금쯤 환기 시켜 놓았을 법도 하지만

그 동네를 지날때 만큼은..

의식의 담장 너머로 명확하게 생존해있는 기억의 파편들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아픔으로 재생될 수 있다는 것을 녀석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옥탑방의 좁은 창을 통해 살짝 내다본 하늘은 극단적으로 반짝 거리고 있었다.

착한 그림책 에나 있었을 법한 그 반짝 거림이 싫어진 녀석은 마치 어둠이 유일한 동반자 인냥

젖어 있던 베개를 찾아 껴안으며 어둠을 쌔차게 끌어 안았던것 같다

이불속 에서 애벌래의 형태를 하고 쪼그리고 누워 있던 소년의 손에는

유일하게 생각을 빼서 던져 버릴 요인을 제공해 주었던

음악소리가 언제나 처럼 들리고 있었고 그 소리는 그날 따라 더욱더 확연해 져서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지만 분명히 지속되는 미소는 아니었다

저주 받은 원숭이 에게는 미움 받는 원숭이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있다

나 자신이 미움 받는 원숭이 새끼인 이상 계모로 부터 한대의 뺨을 맞는다고 해서 충격 받을 것도 없다

그 중년 여인 에게서 들었던 서슬퍼런 저주의 욕설을 들으면서도 한눈 팔지 않고 자신의

어두운 둥지로 뛰어드는 콩알만한 원숭이 새끼가 바로 나 였다

나는 완벽하게 충만해 있었던 수치심과 치욕으로 말미암아 내 자신이

육체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철저히 무관심 하고 싶었던 나를 봤다

그때 완벽하게 짙은 우울 속으로 빠져 들면서도 이토록 무관심한 나 자신을

어느 누구도 보고있지 않다 라는 것이 세삼 슬프게 느껴졌었지만..

 

 

 

냉기 가득한 어두운 방안 에서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뒤집어 쓰고 있던 이불속 에서 묘하게 배합된

눈물 냄새 같은 것들과 작지만 꽉차게 들렸던 음악 소리를 주섬주섬 주어 담으며 녀석은 

일순 모든것에 무관심 하겠노라 다짐 했었던것 같다

 

 

 

 

두번째 계모 라는 여인 에게 뺨을 맞은날

온기 라고는 아무도 좋아 하지 않았던 이음악 밖에 없었던 이불속 에서

기묘한 눈물맛과 충혈된 눈이 어울려 우울과 비탄의 순간들과 함께...

17세 소년의 애처롭게 발기된 패니스를 가졌던 녀석을

지금의 "나"는 기억해 내고 있다

 

 

 

 

 

 

 

 

17세 였던 그때 이후로..

계속..   따뜻한 온기가 충만한타인과 그 타인의 방을 꿈꿨던 녀석이 가장 불편한 기억과 함께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던 노래..

그런데 가장 좋아하고 있는 노래가

하나 있기는 하다

 

누구나 있다..

그런 노래..

 

 

 

Other Peoples Rooms-Mark Almond Band(1983)

Vivaldi's Song-Mark Almond Band(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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