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 이야기..

렌즈는 이미 꼬질한 손자욱이 덕지덕지 선명 했습니다.

송글한 땀이 좁지않은 이마와 카디건, 목 둘레에 축축했기 때문에

왼손으로 쓰-윽 닦고 싶었나 봅니다.

문득 선글라스를 벗고 태양을 보고 싶었습니다.

 

선글라스를 잡은 손으로 세랭개티 대평원 같다는 이마를 가리고

왼쪽 눈을 찡그리며 태양을 정면으로 봤습니다.

저물녘 이었지만 퍼런 하늘에 뜨문뜨문 뻘건 구름이 아랑곳 없이 붙어 있었고

나선형 무지개빛 반짝이가 주위에 뿌려져 있는 태양이

서쪽 하늘에 달궈진 못대가리 처럼 당연하게 타고 있었습니다.

눈이 부셨고 일순 가슴이 뜨거웠 졌나 봅니다.

아.. 맞지..

가을 이었지.. 라고 혼잣말을 하고는 이만큼 와 버린 계절을 본능적으로 실감 하는 순간

선글라스가 들린 왼손이 잠깐 떨렸습니다

.

아주 짧은 시간 이었지만 ..

.

이렇게 정면으로 태양을 본 그 전장면이 재생 되지 않았기 때문 이거나

아니면 태양 둘레의 해무리가 뜨겁게 달궈줘 버린 감정적 소요 때문 이었거나

아니면 그토록 시퍼런 칼날로 치면서 지키려고 했던

무었들을 떠올렸던 겁니다..

내가 이야기 했던가요..?

동갑나기 차분한 성격의 아내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겁니다.

위장 취업이 가장 빠른 방법 이었습니다.

호텔 제네럴 메니저가 목표 였던 전도유망한 청년이 케이블 가이가 되어서 라도

그토록 미친듯이 사랑에 메달려야 했던 그때가 있었겠군요.

 

미련한 케이블 가이 였습니다.

가까이서 사랑을 지켜 보면서 그때까지 목도 하지 못했던 "감정적 행복"을

체험 하고 있었던 생선은 위장 취업 한달만에 높다란 전봇대 위에서

손톱 만한 볼트가 왼쪽 눈을 치는 바람에 결국 자세히 보지 않으면 표시나지 않게

한쪽눈 조리개를 잃어 버리게 되지만..

풉-

감사 하게도..

생선이 그토록 원하고 바랬던 사랑을 지킬수 있었던 겁니다.

지금은 두딸의 어미이자 생선의 아내가 되었군요.

그래서 선글라스가 분신이 되어 버렸지만.. ㅎ

나도 딴 블들 맹크로 내사진좀 올리보자 쪽 팔리던지 말던지 ㅎㅎ

그리고 세월이 갔습니다.

참으로 황량하고

힘겹고

눈물 겨운 한달이 갔습니다.

뜨거운것이 있다면 차가운 것도 있었겠지요..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원숭이 닮은 생선이 이번에는 무었을 잃어 버리고 지켜 냈을까요..?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친구 녀석이 이야기 하더군요

너는 참 넉넉하고 침착해 보이는 장남적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어쩔때는 위험한 사춘기 같다.. 라고 ㅎㅎ

하늘에 박혀 있는 있는 저물녘 태양을 찌뿌린 애꾸눈 으로 보면서

순간 그것들에 사로잡혀 있는 관념의 찌꺼기들..

한방울의 눈물 색깔을 하고 있던 벌건 하늘을 보면서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고집불통 생선의 모습을 봤습니다.

아.마.도

결국 다 지키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타인들이 서로 사랑 하는것과는 달리 우리는 서로 사랑 하지 않으면 안돼..." 라고

혼잣말을 되씹으며 생선은 귓속 저 멀리서 울리는 뜨거운 울림으로 영탄 하듯 말했나 봅니다.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것이..

사랑 이었구나.. 라고

 

 

오늘도 "심증적 자살.."을 "믿음"으로
참아 내며
지키려고 고군분투 하고 있는
.
.
결투가 끝난후 터진 입술 찢어진 눈덩이
서로 확인 하며
뜨겁게 포옹하고 있을
.
이땅의
모든 남과 여, 여와 남
복서 들에게
.
그리고
지켜낸
녀석 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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