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내린 아침의 하늘 사이로 눈에 익은

겨울 색깔이 흥건하다.

죽는 겨울이 자꾸 아쉽다며 뒤돌아 보며 떠났던 오늘

겨울이 진짜 간다고 녀석에게 말을 걸어 왔다.

버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챙겨두었던 미욱한 기억들을 황급히 담아 떠나는

느릿한 겨울의 등을 보고 나는 등신 같이 크렁한 벙어리가 되고 만다.

뒤 돌아 보지말고 가버리라고 악을 쓰며 말 했건만

등신 같이 자꾸 뒤돌아 보며 떠나는 겨울에게

녀석은 그럴듯한 이별 인사도 못했다

바보 같이 챙길거 다 챙기지 못하고

태우지 못한 겨울이 안녕 이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났다

눈과 비가 아무렇게나 섞여 떨어졌던 오늘

다시 돌아올 일 없는 겨울이

떠났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