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눈은 3일째 서 있는 그사람의 무릎을 덮었다 이윽고 그가 동굴을 나와 물었다
"눈 속에 서서 그대는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가."
"감로의 문을 여시어 여러 사람 중생들을 널리 제도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감로의 문의 열어달라고 한 것은 제자가 되어 그의 법문을 듣겠다는 간청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도 그는 그 사람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제자가 되기를 간청하고 있었다  "고인(古人:붓다)이 진리를 구할 때는
뼈를 깨뜨려서 골수를 빼내고
 피를 뽑아서 주린 이를 구하고 벼랑에서 떨어진 호랑이에게 자신을 먹히었다.
고인이 이러 하였거늘 
그대는 어떠한가.  헛수고다 돌아가거라." 
생각의 끝을 잡은 그 사람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칼을 꺼내 자신의 팔 하나를 잘랐다.
순간 동굴 앞 흰눈 속에서 파초가 솟아났고, 파초 잎 하나가 그 사람의 잘린 팔을
받아 그 앞에 놓았다.  그것을 눈앞에서 확인한 그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붓다도 처음 길을 구하실 때는 몸을 던지셨다. 그대가 팔을 하나 끊으면서 길을 구하니
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구나." "붓다의 심인은 남에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집과 고집이 조우 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숭산의 눈내리는 어느날
초조 달마와 그의 제자가된 이조 혜가가 첫번째로 만나게 되어 선의
기원을 이루게 되었다는 극적인 이야기

 

 

 

 

 

 

적요의 달빛이 공기를 뚫고 파릇하게 빛나던 섯달 그믐날밤
두평 남짓한 넓이의 무위사 찜질방에서 뽁은 검은콩 한주먹과
귤 까먹으며 읽어 내려간 치열한 이야기 "뜰앞의 잣나무".

역시 적멸한 무위사 에서의 신선 놀음에는 활자로 찍혀진 이들의
서슬퍼런 이야기가 안/성/맞/춤

 

 

아.  산사 에서의 2박3일 신선놀음   끝.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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