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4

 

   

 

 

 

 

 

 

가죽과 기모천이 반틈씩 섞인 적당한 두깨의 장갑이 리본달린 자그만 박스로 부터 OPEN

 

 

 

거기다 세련된 색깔의 머플러

계절용 아웃도어 팬츠

아.  또 뭐가 있었지?  그래 핫팩도 있었지..

가족들에게 미리 공표된 생서니의 위시리스트 속에 있던

반 강압적 선물들을 받아 들고는 생서니가 좋아라 하고 있다.

 

 

 

 

 

 

 

 

 

 

 

 

 

 

 

도합 열댓명 남짓 모인 가족들 틈에서

어느덧 대빵이 되어 있는 생서니가 놀고 있다

술잔이 비워지고 잔뜩 준비된 음식이 비워지고

이제는 불쑥 커버려 말 만한 궁뎅이를 가진 조카 녀석들이 춤을 추고

귀국한 내 새끼들도 명랑한 표정으로 춤을 춘다.

동네 바보형 노릇을 마다하지 않는 강서방이 춤을 출때 생서니도 같이 춤을 추고 박수를 친다

내가 웃는다.

 

웃는다?

 

아니 웃는게 맞지.

 

웃는척 하는 건가?

 

나 지금... 뭐지?

나는 어울리지 않는 지금과 나의 조합을 발견한다

 

 

어쩌면 지속적으로 내 곁을 떠나지 않는 거북한 작금의 현실이 싫어서 일테다.

그것은 만족하고 있지만 결핍된.

행복해 하며 웃고 있지만 불행한.

즐겁지만 즐겁지 않은.

하기사 이따위로 웃는게 싫었던 적이 몇번 있었긴 했다

그럴때마다

나는 나의 실체,  본연과 현실과 괴리의 불확실성 때문에 한없이 위축 되고 만다

슬픈건가

괴로운건가

서글픈건가

그리운건가

보고싶은건가

나는 내 의식 저 뒷편에 움츠리고 있는 이 결핍과 허전함을 안다

지금의 이 웃음이 진실되게 계속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취기가 내 몸을 점령 했을때

나는 누군가와 찐하고 짜릿한 키스를 하고 싶었다

그것이 꿈이 되었건 실제가 되었건.

납덩어리를 머리에 한덩어리 올리고 있는 이 무겁고 싫은 심정을

전기 충격을 주는것 만큼의 자극으로 메꾸고 싶었다고 보면 맞다. 

무겁다

아니 슬프다..

그래서 나는 거짓말 처럼 웃고 만다

 

 

 

ㅎ    이 즐거움 속에 있는 편안한 고독 이라니. ㅎ

 

 

 

 

 

 

 

언제 부터 였는지 확실치 않지만

틀림없이

나는

즐겁고 명랑한 이런 시간들이 슬프다

 

틀림없이..

너를 잃었듯이

나는 나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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