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 했다.

 

 

거실에 있는 화면으로 펼쳐지는 모 방송사의 조악한 화면 하단 으로부터 찍히는 

백만단위의 숫자와 그 숫자 사이의 틈을 확인하던 잠시후

화면은 빨간색 점퍼 차림의 여인을 둘러싼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장면으로 바뀌고 있었다.

잔뜩 취기가 들어야 마땅할 정신이 더욱 더 또렷해 지는것이 숨이 막힐 만큼 거북 했다.

순간 나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슬픈건가?  아니면 괴로운 건가?

많은 알코올들을 섭취 했음에도 실제가 되어 가고 있는 그 간격의 틈을 두눈으로 확인 하면서

일순 이게 꿈?  이라는 착각을 했다.

그 환호 속의 여인을 둘러싼 군중들을 보면서 나는 홀로 있을때 더욱 더 확연해 지는

엄숙하고 무표정한 얼굴이 되어 "빨리 도망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황당한 심정이 들었던것 같다

이거 참 슬픈거다.

아니 아프더라.     정말

빨간 코트를 입고 있는 여인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하얗게 침묵 하고있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많은 얼굴들이 오버랩 되고 

그 사람들의 탄식과 아픔이 송두리채 달려와 나를 때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   틈이 벌어 지네..

 

그 여인의 아버지가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는 화면이 보인다.

잠시후 당선자가 아닌 내가 지지 했던 후보가 화면으로 뜨고..

 

그런데 이거 뭐지.. 나 소리 없이

운다.


눈물 나더라.   

 

미치도록 이기고 싶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에 뿌리 내리고 살고있는 수없이 많은 반틈의 사람들이 빨간옷을 입고 반대편에 서서 

지금 쿵 소리를 내며 험상굿은 표정으로 내 앞에 서 있더라.

그 불편한 진실의 정체

나는 작금의 이 불편한 진실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진 이유가 궁금하지 않더란 말이다

비슷한 촉감의 사람들이 아픈것이 싫더라.  정말 싫더라

정말 아/프/더/라.

.

 

 

 

아.   ㅜㅜ   또 지랄한다.    내가 이렇타

 

 

이겼더라면.

..

 

아냐.

조금더 치열 했더라면..

빨간옷의 그녀를 조금 덜 미워 했더라면..

아침에 조금더 일찍 투표장에 들어 갔더라면..

투표장 두번째 칸으로 들어가지 않고 첫번째 칸에서 도장을 찍었더라면.

투표장 으로 가는 길에서 가슴벅찬 마음으로 하늘을 쳐다 보지 않았더라면...

 

그냥 이기고 싶더라

울고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날 12월19일 이후 만큼은 들뜬 희망을 잔뜩 안고

환하게 웃는 얼굴을 상상만 해도 행복 하더라

오늘은 이 바보 같은 상상을 폭- 껴안고 수면에 들어야 할까부다.

우리 쉬었다 가자.

조금만 쉬었다 가자.  알긋재~~

 

 

 

 


 

 

기억이란 가끔 애써 잃어버려야 할 때 가 있다

그 기억 때문에 더 혹독하게 아프기 싫다면..

바꾸고 싶다면..

스스로 더 행복하고 싶다면..

 

 

 

 

이 칙칙한 포스트와 음악을 내가 지지 했던 문재인 후보와

같이 지지해 주었던 수많은 유권자들과 아주 늦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많이 힘들어 했던 친/구/들 에게

헌정 하기로 한다

 

다시 일어서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