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녀석은 자신과 닮은 짧은 키의 배기량 150cc 짜리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 하던중
자동차 전용 도로 에서 즉/사 했다
물론 사고지와 가까운 종합 병원에서 녀석의 역설적으로 편안한 얼굴을 확인 했었던
그해 그날도 실비가 내렸던 겨울 어느날 이었던 것 같다
육군 쫄병 생선의 이등병 동기 녀석이 첫번째 정기 휴가를 같이 나왔다가
짧디 짧은 생을 마감 했던..
생선이 목격한 친근한 죽음 이었다 - 4억을 날린 녀석이 이혼녀와 같이 이렇게 살 바에야 죽어 버리겠노라
마음 먹고는 다량의 수면제를 털어 넣었고 이혼녀는 살았고
녀석은 죽었다.
몇일후 가장 뜨거운 그곳에서 모래빛 가루가 되어 나왔던 그날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던 나는 그날이 있기 몇달전 마지막 으로 봤던
한마리의 익사 직전의 개의 얼굴을 하고 술에 취해 삶의 버거움
때문에 비통해 했던 뚱뚱한 그 녀석의 비관적 모습을 떠올리며
기묘한 슬픔으로 정직한 눈물을 흘렸던 그때를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2012년 7월12일
집으로 돌아 오는길
누구로 부터 죽음을 예상 하는 소식을 받았다
어둠속 도심의 젖은 아스팔트를 밟는 자동차의 타이어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올때
소리는 약간의 반향도 없이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내 의식 저편에 있는
여러가지 기억들의 화면들과 동기화 되어 심장으로 흡수 된다
비는 의식 저 뒷쪽에 있는 몇가지 무덤을 바라 보기에 충분하다
아들 둘을 잃고 홀로 살던 80이 넘은 여인이 그때 60이 넘어서 다시 시작한 사랑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다
홀로 살고 있던 여인과 사랑에 "미친" 남자의 사랑은 남자가 가지고 있는 "암"으로 인해
끝을 맺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직 그와 그녀는 이 비극적 사실을 모르고 있다
살아 있을때 나눌 수 있는 사랑은 고작해야 3개월 이다
이 생에서 나눌 수 있는 사랑은 이제 3개월 이다..
비가 오고.. 비가 오는날 누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으니 갑자기 가슴이 아리는 충동을 느끼며 나는 이 슬픔의 근원을 안다.
나는 죽음에 관한 기억들을 자진해서 캐 내려는 식의
내면적 동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주저 하지 않는다.
비가 오고 있었고..
누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여러가지 형태의 감정적 슬픔으로 몸이 움츠러 들었다
그랬던것 같다
이런식으로 비가..
비가 내렸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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