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일곱시 에서 이분이 모자라는 시간

 

  

같은시간 다른 장소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가슴뛰는 경험 이다

생소한 공기가 나의 중-저급 객실 방안을 벌써부터 감싸는 느낌이 들었으므로

그 공기의 근원이 궁금했던 나는 벽걸이 TV 옆으로 나있는 틀이 맞지않는 창문을 반틈 열었다

일순 벌거벗은 채로 서 있던 나의 얼굴과 가슴으로 축축한 찬공기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에게로 안겼고 

그것은 절실하게 또다른 색깔의 겨울이 시작됨을 알리고 있었다

희안하게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아..       이런날씨, 이런시간, 생소한 도시에 있었던 이런류의 아침은

항상 가슴뛰는 기대를 선물 하고는 했다

출장지에서 물기가 많고 우울해 보이는 흐린 하늘을 보거나 이국적인 그곳에서 열대림을 치며

엄청난 양으로 쏱아지는 스콜을 만나기라도 하면 나의 모든 세포들은 좀비처럼 일어났고

숙소에서 뛰쳐나와 결여된 감각을 찾아 습기찬 거리를 어슬렁 거리며 증식하는 아메바 처럼 끊임없이..

우울과 고독을 잉태하고 재생 하면서 즉시 기묘한 느낌으로 행복해 하곤 했던 것이다

창유리를 치는 소리로 봐서 눈과 비 보다 기본적으로 단순하면서 부피가 있는 입자가

하늘로 부터 쏱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땅으로 닿는순간 금방 녹아 없어졌고 뒷따라 착륙한 좁쌀만한 눈의 입자 들은

먼저 도착한 그들의 냉기의 도움으로 한참 동안을 생존해 있었다

회색빛 하늘과 같이 맞붙어 있는 회색빛 도심 안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유의 날씨 라는

세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었으므로 이런류의 날씨에 병적으로 민감한 나는

즉시 밀착해 질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참을수 없었던 나는..

코트와 머플러를 두르고 밖으로 나갔다

플라스틱 빗자루로 떨어진 눈과 비 그리고 우박 무더기를 무표정 하게 쓸고 있는 중늙은이가 보였고

쓰고있던 빵모자는 몹시도 커보였다

지난밤 취기로 비틀거렸던 거리에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다

아마도 전날 새벽..

나는 상냥 하거나 열정적인 모습의 고독한 킹콩 처럼 대도시의 거리를 떠돌며 무었인가 찾아 헤맷고

결국 그것을 안전하게 찾아두고 안도하고 나서는 장대하고 신성한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

모두다 잠든 도심을 떠돌고 있었던 것이다

습기찬 거리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칼바람과 섞여 휭휭 떠돌고 있었다

온몸을 휘감았던 거대 불안과 당혹의 소용돌이를 벗고 지극히 안전하고 평화로운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아무렇게나된 머리와 코트 그리고 얼굴위로 떨어지는 눈과 비를 맞으며 도심의 땅과 거리를 시찰하면서

아무도 없는 시간을 걸었다

구두와 바지는 젖었고 계속 걸었다

 

 

 

 

 

 

 

 

낯선도시 낯선시간에서의 낯선여행..
그것은 깊은 고독감과 함께 자유의 감각을 찾기위한 눈물나는 모험이며 신성한 발견 이었다

그리고

이제방금 나는 뭔가 새롭고 거대한 밑바닥을 알수 없는 갈망과 결혼한 것 같은 기분 들었다

결혼 이라기 보다는 임신 이라고 보면 맞겠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 겨울비를 맞으며 느꼈던 행복한 임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작은 객실의 문을 여는순간

손에든 검정색 비닐봉투 안에는 샌드위치와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 우유와 덜 독한

던힐 박하향 담배 한갑이 사랑스럽게 뒹굴고 있었고..

생소하지만 뜨끈한 행복감이 가슴으로 달려 들었다

회색빛 대도시의 낯선 날씨.. 그리고 콧끝시린 기묘한 여행..

그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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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광경 이었다.

 

 

 

 


 

 

 

 

 

 

그저깨 그시간

그해 그 겨울

가장 듣고 싶었던 이들의 외침

Silent lucidity(1991)-Queensry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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