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나 합시다.

 

 

 

 

 

 

 

 

 

 

 

 

 

 

 

 

 

아마도 2008년 타박타박 가을로 향하고 있던 여름 어느날

먼 친척뻘 누님인 응민 스님이 출가 20년 만에 생서니를 찾아 왔더랬습니다.

회사뒷편에 있던 공원에서 뒷짐을 지고 걷고 있던 나를 보고

먹빛 가사 차림의 스님이 아이처럼 반가워하던 얼굴이 떠오릅니다.

작곡자가 하얀 연꽃을 보면서 만들었다는 군요..

정직하게 말하자면

참을수 없이 그립거나 할때 바람같이 불었다가 한웅큼 멍들게 하고 사라지는

정말 바람 같은 음악 이었던 겁니다.

 

이음악..

아.  그러고 보니 다른 기억 하나가 더 걸립니다.

어릴적..   아주 어릴적

송미녀석과 어린 생선 묵이와 아부지가 같이 살때

추운 겨울 나무 창문에 새겨진 나뭇잎 모양의 서리를 손톱으로 지우면서

지워진 서리 틈사이로 설탕같이 하얗게 쌓인 눈을 보고는

괜시리 감상에 젖어서 희안해 했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날씨가 이런식이 되기라도 하면 꼭 그날이 떠오릅니다.

하얀눈과 병우유 한병과 호빵 두개

무릎 나온 빨간 내복을 입고 터져서 갈라진 두 손등에 호빵을 들고는

하얗게 웃던 내 동생의 해맑은 웃음이 떠오릅니다.

 

 

 

 

잘 살고 있는 겁니까..?

이별이 아프게 하고 하얗게 날을 새우며 그리워 하던 날들이 둥실 오릅니다.

결국 북풍이든 남풍 이든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바람 같은 운명 이라면.. 

바람 이니까 이별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아픔도 바람같이 지나겠지요

 

언젠가 이야기 했던가요

스승 붓다와 제자 아나 사이에 있었던 염화 미소 사건..

말 한마디 통하지 않고 아난이 주어든 연꽃을 보고 주고 받았던 그 미소 때문에

인간에게는 "말이 필요 없다" 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추적추적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린 밖을 바쁘게 거닐면서

착한 바람 같은 이 음악이 떠올라 연꽃과 함께 걸어 두는 겁니다.

 

 

 

 

 

 

날씨 춥습니다.

퇴근 시간 이군요..    

오늘도 콧잔등 빨갛게 해서 다니겠지요..?

숨쉴때 마다 호빵에서 나는 하얀 김 처럼

숨소리도 콩닥콩닥 새록새록 하겠지요..?

마을 버스 지하철 찾아서 총총히 댕기면서 

항상 따땃하이 댕기야 됩니다.

이 처럼.. 

바람 처럼..  

들리는 음악 처럼 

 

생서니는 변함 없습니다.    

생서니는 그대로 있겠습니다.

 

 

 

Like A Wind-S.E.N.S

 

언제 들어도 이 음악은 착하군요.

 

우리 모두 용기 잃지 맙시다.   ^___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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