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은 노을빛에 물든 단풍으로 우울한 입맞춤 같은 은행잎 으로
가을은 손끝을 스쳐가는 바람속에 허한 기다림의 꿈을 꾸는 이슬 속에
내가 거친 숨결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굳게 닫힌 분노 속에 살아갈때
다가가라고 먼저 사랑 하라고
다가가라고 말해주네
가을은 회색빛에 물든 거리위로 무감히 옷깃을 세운 모습들 위로
가을은 낙엽을 쓸고 가는 바람 속에 텅빈 하루를 보낸 고개 숙인 마음속에
내가 바쁜 걸음에 희망이란 이름으로 가슴 가득한 절망 속에 살아갈때
화해 하라고 나의 어리석음과 화해 하라고 말해 주네
화해 하라고 말해 주네..
가을볕에 가을 하늘이 흔들린다
하늘아래 농익은 세월이 모조리 고개를 숙인다
나 또한 가을 하늘을 보며 꽂꽂히 고개 쳐들지 못한다
티끌 하나 없는 푸른 하늘을 보면서 차마 고개 들지 못할 것들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가을 하늘을 보면 가슴이 쓰린다
그 세월들에게 미안해서 글타
가을은-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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